정전협정이 체결되기 18일 전에 안타깝게 전사한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그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지난 5월 말 발견돼 전사한 지 66년 만에 귀환한 것이다.
고인은 1930년 7월 강원도 홍천군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52년 4월 입대해 6·25전쟁에 참전했다.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으로 52년 10~11월 강원도 김화 일대 저격능선 전투에 참전한 뒤 53년 2월까지 철원 지역 전투에 참여했다. 그의 계급은 현재의 병장에 해당하는 이등중사였다.
그는 53년 6월 29일 시작된 중공군의 공격에 맞서 화살머리고지를 사수하는 전투에 투입됐으며 같은 해 7월 9일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당시 23세였다. 군 관계자는 “고인의 유해는 포탄 파편에 골절상을 입은 오른팔이 지난 4월 12일 먼저 발굴됐으며, 다음 달 30일 형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완전유해 형태로 수습됐다”고 말했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안장식은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유가족과 장병을 비롯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고인의 유해는 참전 당시 세 살이었던 아들 남궁왕우(69)씨의 유전자(DNA) 시료 분석을 통해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왕우씨는 “사진으로만 뵀던 아버지를 드디어 만나게 해 준 국가와 우리 군에 감사하다”며 “목숨을 바쳐 조국을 구하신 전투영웅의 아들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조사에서 “남궁선 이등중사님의 값진 희생은 유가족과 대한민국 육군 장병,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유해가 신원 확인을 거쳐 안장된 것은 지난 3월 엄수된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의 안장식에 이어 두 번째다.
국방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서 지뢰제거와 기초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체결된 9·19군사합의에는 올해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시작한다고 돼 있지만 북한이 참여하지 않아 남측 발굴만 이뤄지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