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사우디 석유생산의 핵심 인프라인 동부지역에 드론 공격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은 원유의 약 30%를 사우디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며 “피격시설의 복구 과정에서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흔쾌히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며, 국제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이번 공격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자는 “주요한 유전지역에 대한 유례없는 공격으로 중동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석유공급시장이 위협받는 피해가 생겼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모하메드 왕세자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 대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공방어체제 구축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양 정상은 긴밀히 협의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6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14일 사우디 동부지역 아람코 원유시설 두 곳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에 대한 사우디 정부 및 아람코 측의 발표를 주목하며, 이번 공격이 국제적인 주요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서 전 세계 에너지 안보 및 역내 안정을 저해한다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어떠한 유사한 공격 행위도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6월 한-사우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관련 후속 조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지난 6월 방한은 무척 유익하고 성과가 컸다”며 건설·인프라,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