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노린 탈레반 폭탄테러, 최소 48명 사망

입력 2019-09-17 22:40 수정 2019-09-17 23:48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미국 대사관 인근 자살폭탄 테러 현장에서 보안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북부 파르완주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유세장 근처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카불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해 6명 이상이 숨졌다. 사진=AP연합뉴스

이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48명이 사망했다. 선거 유세장에서 최소 26명이 숨졌고, 같은 날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도 폭탄테러가 발생해 22명이 숨졌다. 대통령도 유세장에 있었지만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프간 무장반군조직인 탈레반은 자신들이 두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은 17일 아프간 북부 파르완주 주도인 차리카르에서 열린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선거 유세장 인근에서 폭탄이 터져 최소 26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나스라트 라히미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오토바이를 탄 테러범이 유세자응로 통하는 첫 검문소에서 폭탄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하메드 아지즈 가니 대통령 대선 캠프 대변인은 “가니 대통령도 유세장에 있었지만 다치지 않았다.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수도 카불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해 22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아프간 공중보건부의 하지 칸 자지는 “부상자들은 건강 상태가 양호하며 수술을 받고 있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이날 두 폭탄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파르완주에서는 가니 대통령의 경호원과 치안 병력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가니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 정부로 여기고 있다. 또 오는 28일 대선을 강행할 경우 테러를 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아프간에서는 미국과 탈테반이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돼오다 최근 결렬됐다. 미국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인 18년간 이어지는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지난 1년여를 탈레반과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탈레반이 테러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자 협상을 중단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들은 잘못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훌륭한 군인 1명과 다른 사람 11명을 숨지게 한 카불에서의 (테러) 공격을 저질렀음을 인정했다”며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협상에 대해 “내가 아는 한 그것은 죽었다”라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