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구 “혐한시위 하면 공원 사용 제한” 내달 시행

입력 2019-09-17 17:28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의 혐한시위 장면. 연합뉴스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가 혐한시위 등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우려되는 경우 공원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신주쿠는 한인 상권이 밀집한 지역으로 혐한시위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17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주쿠구는 공원이나 주민교류·문화활동 촉진을 위해 설치된 시설인 ‘지역센터’를 이용해 헤이트 스피치를 하지 못하도록 관리자가 이용을 제한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헤이트 스피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시설의 안전 관리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용을 허가하지 않도록 기준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구에서 공원 등의 사용 허가를 할 때는 행사 내용뿐만 아니라 신청자의 과거 활동을 함께 고려하며 법무성이 정한 사례를 참고로 헤이트 스피치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다만 이런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는 우려가 나올 것을 고려, 사용 제한을 검토할 때는 원칙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듣도록 했다.

신주쿠구가 공공시설의 사용을 제한하는 기준을 새로 도입한 것은 공원 등이 혐한시위 등 헤이트 스피치를 일삼는 단체의 활동 거점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주쿠구에 따르면 관내 공원에서 시작된 헤이트 스피치 시위는 2017년 13건, 2018년 4건 있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