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이어 CJ ENM·JTBC 토종 OTT 출범, 넷플릭스 대항마될까

입력 2019-09-17 11:34 수정 2019-09-17 11:37
방송사 로고. 각 방송사 제공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온라인 스트리밍) 기업들의 공세에 국내 방송사들 저마다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합종연횡을 거듭하는 모습인데, 지상파·SK텔레콤에 이어 CJ ENM과 JTBC까지 연합 OTT 출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16일 둘의 기존 플랫폼인 푹과 옥수수를 합친 통합 플랫폼 ‘웨이브’ 출범 소식을 알렸다. 이들은 국내 OTT 최초로 대작 드라마에 투자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2023년 말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억원 규모의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튿날인 17일에는 국내 콘텐츠 시장 강자로 거론되는 CJ ENM과 JTBC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초까지 티빙에 기반을 둔 통합 OTT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는 해당 법인은 독자 IP(지적재산권)를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같은 토종 OTT 플랫폼의 연이은 등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는 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기존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국내 제작진들과 콘텐츠 기반을 적극 활용해 한국형 콘텐츠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김은희 작가의 ‘킹덤’부터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좋아하면 울리는’ 등이 그것이다.

큰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 드라마와 예능의 판권을 사 가입자를 늘리기도 한다. ‘아스달 연대기’, ‘미스터 션샤인’(이상 tvN) 등 국내 대작들을 수백억 원 규모로 사들여 유통한 게 대표적이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소비되고 그 수익이 콘텐츠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최고의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파가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것처럼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이 통신사와 연합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망과 자본력을 동원할 경우 보다 공세적인 콘텐츠 제작과 배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JTBC 관계자는 “방송 영상 사업은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과 적절한 유통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OTT 사업협력을 통해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 폭을 넓히고 국내 미디어 전반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함께 이어가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