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양 방문 준비 안돼”…지금은 적기 아니라며 시기상조론

입력 2019-09-17 07:41 수정 2019-09-17 07: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평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그것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시기상조론을 펼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양을 방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나는 그것(평양 북·미 정상회담)이 준비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거두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어느 시점에, 미래 어느 시점에 그것(평양 방문)을 할 것”이라고 방북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그(김 위원장)도 미국을 방문하기를 원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시점이 평양 방문의 적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기는 하나 평양 북·미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는 말을 던지면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결단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성과를 거둔 이후에는 북·미 정상의 평양·워싱턴 상호 방문이 가능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을 비롯해 여러 차례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하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최근 보낸 친서에서 평양 방문을 초청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국내 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