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국제유가 폭등…WTI 14.7%↑

입력 2019-09-17 07:34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에서 직원들이 런던 ICE 선물거래소 브렌트유 가격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2곳이 피폭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세를 보였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7%(8.05달러) 뛴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2008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의 ‘퍼센트 기준, 하루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10분 기준 배럴당 13.05%(7.86달러) 상승한 68.0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전날 밤 약 20% 폭등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역시 1990~1991년 걸프전 이후 하루 장중 최대폭의 급등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지난 14일 새벽 아람코가 보유한 사우디 동부의 아브카이크 탈황시설과 쿠라이스 유전 등 석유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원유 설비 가동이 당분간 중단되면서 사우디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가량의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의 석유시설 2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며 공습 배후를 자처했다. 그러나 미국은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범인이 누군지 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