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인류학자 및 환경운동가들이 속한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이 라오니 족장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토니 로타 재단 대변인은 “라오니 족장은 아마존의 자연과 원주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살아있는 상징”이라며 “그는 기후변화로 크게 위협받는 지구의 생존에 몸 바쳐 왔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라오니는 1980년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스팅과 전세계를 돌며 자연보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사라져가는 부족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아랫입술에 나무 접시를 끼운 채 생활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라오니는 최근 아마존에서 산불 발생이 급증하면서 열대우림 훼손이 가속화하자 고령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 다시 환경 운동에 나섰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라오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해 두 차례 만나 아마존 환경 파괴 문제를 논의했다.
이 같은 인연을 계기 삼아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라오니 족장의 추천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라오니와의 만남 이후 지난달 자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 파괴 행태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올해 아마존에서는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했는데, 환경보호보다는 개발을 우선시하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정책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아마존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올해 들어서만 산불이 10만건 넘게 발생하면서 지난달 중에는 축구장 420만개에 해당하는 2만9944㎢가 타서 사라졌다. 이 때문에 브라질 국내외의 환경단체는 브라질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해왔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겨울철이 돼 찾아온 건기 탓”이라며 아마존에서 연달아 발생한 산불에는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전체 면적은 750만㎢에 달하며 지구상 생물종의 3분의 1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