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국민 64%가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도 50%에 달해 일본 국민 상당수가 아베 정권의 대한(對韓) 정책에 동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진보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4~15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한 것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64%로 나타났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21%에 그쳐 지지하는 국민이 3배 이상 많았다.
그럼에도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를 놓고 악화한 한일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대화를 통한 외교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57%였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반응은 29%였다. 한일 관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과반수의 일본인이 찬성하고 있었다.
한편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한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65%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관계가 개선되도록 일본이 한국에 다가서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은 29%에 머물렀다.
일본 내에서도 악화한 한일 관계의 개선을 두고는 진보·보수 성향에 따라 ‘일본 정부의 관계 개선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진보성향이 강한 쪽에서는 한일 관계가 개선돼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보수성향이 강한 쪽에서는 한일 관계의 개선 여부가 한국 정부의 태도에 달렸다고 보는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단행한 개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한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뒤섞였다.
마이니치의 조사에서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유임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5％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반응(42％)보다 약간 많았다.
하지만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50％를 기록해 지난 6월 조사 때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요미우리 조사에서는 개각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46%)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34%)보다 많게 나타났다. 스가 관방장관의 유임은 66％가 좋게 평가했으나 아소 부총리 유임은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55％)이 긍정적 평가(33％)를 웃돌았다.
아소 부총리의 유임에 대해서는 마이니치와 요미우리 조사에서 모두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이와 달리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중의원 의원을 환경상에 임명한 것은 마이니치 조사(64％)나 요미우리 조사(69％)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요미우리 조사에서 나타난 아베 내각 지지율은 53%로 마이니치 조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3~25일 이뤄졌던 조사 때보다는 5% 포인트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0%에서 35%로 상승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