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진료비 환급금 70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길병원 전 원무팀장 A씨(54) 등 전·현 직원 3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 길병원 전·현직 직원 3명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길병원에 가수납된 진료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심사 후 확정된 초과분 4200만원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가수납 진료비는 병원 진료비 심사팀이 업무를 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 퇴원할 경우 병원 쪽 계산에 따라 환자가 임의로 내는 돈이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이 진료비 내역 중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항목을 정확히 평가해 병원 측에 통보하면 가수납 진료비 중 과다 청구된 비용은 환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앞서 길병원 전 원무과장 B씨(48) 등 2명이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로써 이번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된 길병원 전·현직 관계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앞서 입건한 B씨 등 길병원 전·현직 직원 2명이 2016부터 2017년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진료비 환급금 28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보강 수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A씨 등의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진료비 환급금을 환자들에게 돌려주지 않고도 마치 환급해 준 것처럼 전산 자료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B씨가 메모지에 환자 이름과 번호를 적어서 주면 원무팀 직원이 환급금 계좌에서 현금을 찾아 상납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료비 환급금 중 2000여만원을 빼돌려 회식비와 개인 생활비로 썼다”며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횡령 혐의가 드러난 5명 가운데 A씨와 B씨 등 3명은 이미 퇴사한 상태다. 이들은 사건이 불거지자 횡령한 진료비 환급금 7000만원을 병원 측에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6일쯤 A씨 등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강태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