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겸허히 인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느꼈을 실망감과 분노를 제가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녀 입시 특혜’로 논란을 빚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사실상 첫 공식일정으로 청년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조 장관은 11일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청년시민단체 ‘청년전태일’과 1시간가량 비공개 대담을 진행했다.
조 장관은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안긴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며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만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청년들이 하는 이야기를 잘 듣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사고·특목고 폐지, 청년 노동자 죽음 막는 대책 필요성,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 대해 조 장관과 대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33) 청년전태일 대표는 대담 직전 기자회견에서 “부모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가 달라지고,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다르며, 태어날 때부터 삶이 결정되는 출발선이 다른 이 사회에 청년들은 분노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 장관이 이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조 장관이) 앞으로 청년들이 딛고 올라갈 공정한 사다리를 만드는 데 절박한 심정으로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담회는 전날 법무부가 청년전태일에 대담을 요청하며 성사됐다. 앞서 청년전태일 단체는 지난달 29일 당시 조 후보자에게 이틀 뒤인 31일 공개 대담을 하자고 요구했으나 조 후보자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