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가 대변한 목소리는 상식이었다”며 ‘조국 대전’에서 밝혔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박 의원은 10일 한겨레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제가 더불어민주당의 충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첫째, 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둘째, 박근혜 정부 시절 일사불란한 친박 때문에 박근혜가 망했다. 합리적 비판, 상식적 문제 제기가 당에 있어야 한다. 셋째, 이견이 존재하고 표현되고 토론되는 게 맞다. 더불어민주당을 더 튼튼히 하는 역할이라 생각했다”며 조 장관을 옹호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비판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를 욕하는 문자와 댓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면서도 “당의 성공과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면 민주당이 ‘무덤가의 침묵’이 아니라 토론이 가능한 민주정당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유 이사장이 대학생들을 비판하며 ‘마스크 쓰지 말라’는 말을 대단히 조롱조로 얘기했다. 다양한 의견을 인지하지 않고 ‘복면을 쓰고 그러냐’라고 얘기하면 절대 안 된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젊은 층을 조롱하는 것이고 그게 꼰대”라며 조 장관을 옹호한 유 이사장을 비판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이 그렇게 얘기하는 바람에 대학생들이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에 대해 “우리 진영에 유리하면 말하고 불리할지 모르니까 침묵해야 한다는 논리가 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제가 더불어민주당에 충신”이라며 반박했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과 조응천 의원 등 지지자들과 배치되는 목소리를 낸 의원들에게 비판이 쏟아진 상황에 대해서는 “그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저와 똑같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개혁 성공을 바라는 미음”이라며 “지지층이 드러낸 의견을 대중이 폭력적으로 느낀다면, 즉 동의를 얻어내야 할 국민에게 폭력적으로 보였다면 이는 실패한 전략이다. 가장 아름다운 지지는 비판적 지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수 대중이 필요하다. 똘똘 뭉친 지지층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기득권 대물림도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전두환 때 졸업정원제로 대학은 어렵지 않게 들어가고, 잠깐 반정부 투쟁을 통해 짜릿한 승리를 맛보고, 엄청난 호황기에 직장도 거의 맘대로 골라 갔고, 중산층에 손쉽게 들어갔다. 이제는 자식에게 교육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경쟁적으로 앞장선다”며 “386 운동권 세대는 정치 및 관료 사회에 들어온 뒤 사회적 기득권화된 세력이 되었고 자기들의 권한과 혜택을 지키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지금 586은 자기가 경험했고 만들어온 것만 얘기한다. 86세대가 만들어놓은 부조리, 불합리, 사회적 불평등을 이겨내고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그것과 함께 묻어가고 있다”며 “86세대가 만들어놓은 현실은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2년짜리 비정규직 근로자가 절반이 넘는다. 20대는 자기 노력으로 집을 마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86세대가 방치한 환경에 책임을 지고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86세대가 당연히 혁명적 조치를 해야한다”며 “스웨덴은 사회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인구가 줄고 출산율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출산휴가, 아동수당, 출산수당을 도입하고 주택 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렇게 답을 내놓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6세대는 인권 문제에는 도끼눈을 뜨고 있지만 정작 경제·사회적으로 무너져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권리, 그들이 충분히 일하고 먹고살 수 있는 문제에서는 스웨덴 사민당이 보여준 실력과 능수능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해줘야 20대가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달 30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해 서울대 학생들의 ‘조국 사퇴 촛불집회’를 비판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오버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에세이’라고 언급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에게도 “오히려 조 후보자와 청문회 준비하는 민주당 위원들을 난감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