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스강 위에서 보는 봉준호 감독 ‘괴물’… 런던서 특별상영

입력 2019-09-10 15:58
런던 템스강 '괴물' 보트상영 모습. 런던아시아영화제 제공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런던아시아영화제(집행위원장 전혜정)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영국 현지 관객들에게 특별하게 선보였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K-CINAMA 100 프로젝트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지난 6일 런던 템스강 보트 위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괴물’을 특별 상영했다고 10일 밝혔다. 런던시 최대 야외 축제인 토탈리 템스와 공식 파트너쉽으로 마련한 행사였다.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지난 3월 영국시네마 뮤지엄에서 한국영상자료원 후원으로 마련된 한국영화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를 시작으로 영국국립미술관, 국립초상화갤러리, 레스터스퀘어 오픈에어 스크리닝 최초 야외상영 등 런던의 랜드마크인 주요 문화기관들과 협력해 한국영화 대표작들을 연중 소개해 왔다.

특히 런던 브리지를 배경으로 진행된 ‘괴물’ 상영은 장관을 이뤘다. 보트 승선 정원 때문에 관람 인원이 200명으로 제한됐는데 런던시 템스 축제 관계자, 영국 영화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 부편집장, ‘기생충’을 수입한 현지 수입사 관계자 및 영화 평론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평소 한국영화에 관심이 깊은 런던 시민들까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런던 템스강 보트 위에서 '괴물'을 관람하는 관객들. 런던아시아영화제 제공

이전에도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영화의 소재나 내용에 맞는 런던의 명소를 매칭해 본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2006년 제작돼 영국에서도 극장 개봉이 된 ‘괴물’을 초청작으로 선정하고 나서, 영화에 나오는 한강, 괴물이 나타났던 강을 대신할 수 있는 곳으로 템스강을 상영 장소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행사는 최근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전작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관객들은 승선 시간 한참 전부터 대기했고, 승선 이후에는 해가 질 무렵 약 40분가량 영화에 등장하는 컵라면과 소주를 시식하며 한국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보는 기회도 가졌다. 관람 이후 관객들은 “보트가 물결에 출렁이는 순간이 공교롭게도 작품 속 괴물의 등장 시점과 맞물려 긴장감과 현장감을 더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런던아시아영화제 전혜정 집행위원장은 “다양한 한국영화의 100년사를 정리한다는 의미보다 미래 한국영화 100년을 위해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고민하다가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예상보다 관객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았다”며 “새로운 형식의 한국영화 소비층을 형성하면서 미래형 관객 발굴의 좋은 시도였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제4회 런던아시아영화제는 오는 10월 24일부터 11월 3일까지 11일간 런던 시내 주요 극장에서 개최된다. 영국 최대 아시아영화제로, 영국영화협회(BFI)의 지원을 받아 한국영화 20여편을 포함한 총 60편의 아시아 영화를 소개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