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최인철 감독 선임 사과…추후 도덕성 검증 계획은 미비

입력 2019-09-10 13:54 수정 2019-09-10 15:26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최인철 여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자진사퇴 및 향후 감독 선임 절차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선수 폭행·폭언 논란을 불러일으킨 최인철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향후 감독 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할 구체적 방안은 마련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독 선임 전권을 부여받은 위원장으로서 축구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 7월 사퇴한 윤덕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달 말 선임됐다. 하지만 2011년 대표팀 감독 시절과 WK리그 인천 현대제철 감독 수행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9일 사퇴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최 감독의 폭행·폭언 문제에 대해 위원회도 사전에 인지했다. WK리그 감독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최 감독의 강성 이미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었고, 최 감독도 인터뷰 중 현대제철 감독 시절 한 선수의 머리를 파일로 친 적이 있다고 먼저 언급해서다.

그럼에도 깊은 검증은 이뤄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현대제철 선수 4명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지만 좋은 피드백만 들었다. 최 감독도 (폭행에 대해) 반성하고 선수에게도 사과했으며 그런 계기를 통해 성장했다고 말해 의심 없이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더 깊게 짚지 못한 점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도덕성 검증을 보완할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쉬운 문제가 아니다. 상벌위원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면 경찰에 범죄 내역 발급을 요청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알고 있다. 주변에 물어보는 정도인데 많이 고민하겠다”며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 지금부터 바뀌고 더 성숙해야 한다”고만 밝혔다.

위원회는 최 감독에 이은 2순위 협상 대상자와 접촉해 차기 감독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