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화장품, 해외직구가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

입력 2019-09-10 11:55

고가의 수입 브랜드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직적 구매하는 경우 오히려 비싼 값을 내야 하는 일이 종종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 단가는 저렴하지만 배송비 탓에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인기 수입 브랜드 5곳(랑콤, 맥, 바비브라운, 샤넬, 에스티로더)의 화장품 15개 제품에 대해 국내외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제품을 한 개만 구매할 경우에는 13개 제품이, 면세한도 내에서 최대 수량을 구매할 경우엔 8개 제품이 국내에서 사는 게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화장품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2016년 1315억원에서 2017년 1488억원, 지난해 165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 직구가 늘면서 화장품도 온라인으로 해외 직접 구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소비자들에게 적정한 가격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인기 화장품의 국내외 실구매가 비교를 진행했다. 지난 6월 25~27일 5개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국내)과 네이버쇼핑의 최저가를 미국의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의 해외쇼핑몰과 제조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미국)의 최저가와 비교했다. 해외 최저가에는 현지 세금과 배송료도 포함시켜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하는 가격으로 비교를 진행했다.

5개 브랜드에서 3개 제품씩 총 15개 제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제품 한 개씩만 구매하는 경우엔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 구매가보다 적게는 0.7%에서 많게는 95.3%(바비브라운 럭스 립칼라)까지 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 가격이 더 저렴한 제품은 2개 뿐(랑콤 이드라젠 집중 수분크림, 샤넬 블루 쎄럼 아이아이 세럼)이었다(표1 참조).

[표1] 수입 브랜드 화장품 국내외 구매가격 비교결과 <자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은 하지만 해외 직구는 대량 구매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면세한도까지 구매했을 경우의 가격도 함께 비교했다. 조건을 달리했을 때 8개 제품의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 구매가보다 1.7~42.5%까지 비쌌다. 나머지 7개 제품은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구매가 대비 2.5~50.7%까지 저렴했다(표2 참조).

[표2] 수입 브랜드 화장품 국내외 구매가격 비교결과 <자료: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 화장품을 살 때 면세한도와 구매수량에 따라 국내와 해외 구매의 가격 우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미국에서 발송하는 목록통관 화장품은 면세한도가 높아 구매 수량에 따른 가격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발송하는 목록통관 화장품은 물품 가격이 150달러 이하(미국 발송 물품은 200달러 이하)다. 기능성화장품, 스테로이드제 함유 화장품 등은 일반수입 신고로 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150달러 이하로 가격 기준이 하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