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임명에 날 세운 유승민 “대통령 정상 상태 아니다”

입력 2019-09-10 11:28
“검찰 할 일 하면 조 장관 물러날 수밖에 없다 확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대통령이 지금 정상인 상태가 아니다”며 날 선 비난을 날렸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피의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역사는 없다. 온 세계에 대한민국을 부끄러운 나라로 만든 일”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또 “어제 출근하면서 ‘설마 저런 사람을 장관에 임명하겠나, 문 대통령이 보통시민들의 상식을 갖고 있다면 설마 저 사람을 임명하겠나’라는 기대를 갖고 나왔다. 그런데 역시 임명을 강행했다”고 탄식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했던 말들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의 특권과 반칙, 불법과 부정을 온 국민이 아는데 (문 대통령은) 개혁성 강한 인사라고 했다. 명백한 위법이 없는데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며 “온 국민이 한 달 동안 후보자와 일가의 반칙과 특권에 치를 떠는 마당에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정신세계가 어떻기에 범죄 피의자를 장관에 앉히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나”며 “바른미래당은 지금껏 어려운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의원들이 심기일전해서 문재인 정권과 정말 진정성 있는 투쟁을 끝까지 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특히 “헌법에 따라, 저런 식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불법과 반칙을 권력이 일삼을 때 우리 국민은 저항권을 갖고 있다”며 “지금부터는 국민의 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검찰에 당부한다”며 “대통령이 ‘검찰이 할 일 하라’고 했다. 검찰은 절대 권력 눈치보지 말고 할 일을 제대로 해 달라”고 말했다. “검찰이 할 일을 제대로 한다면 제가 장관이라고 부르기 싫은 조국 장관은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보수정치도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며 “보수가 자유만 외치고 온 국민이 원했던 정의, 공정,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등한시했던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정치권이 낡은 보수를 깨트리고 새로운 보수를 세울 수 있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