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9월 하순 美와 토의할 용의 있다”

입력 2019-09-10 00:30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이달 하순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전격 발표했다. 3개월 가까이 표류하던 북핵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제1부상은 “나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역사적인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며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나는 그사이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계산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제1부상은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미국의 지속적인 대화 재개 의사를 거부해 온 북한이 이날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답보 상태였던 북·미 협상이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제1부상이 “나는 미국에서 대조선 협상을 주도하는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조미 실무협상 개최에 준비돼 있다고 거듭 공언한 데 대해 유의하였다”고 밝힌 만큼 북한이 최근까지 요구해 온 체제보장과 미국이 비핵화의 대가로 언급해 온 북한 경제발전 사이에 상당한 수준의 물밑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