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된 글로비스 운반선 안에서 생존 신호…현지 수색 재개

입력 2019-09-09 22:24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가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항 인근 바다에서 전도돼 옆으로 기울어져 있다. ymarshal@yna.co.kr/2019-09-09 07:15:00/

8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대형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 안에 고립된 한국인 선원 4명의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미 조지아주 지역 매체인 브런즈윅 뉴스와 외교부에 따르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해안경비대와 구조대는 이날 오후 6시13분쯤 선박 안쪽에서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에 구조대원들도 선체를 두드렸다고 해안경비대 브런즈윅 본부의 저스틴 어윈 본부장은 전했다.

어윈 본부장은 “4명이 모두 살아있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우리에게 다시 두드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내일 들어가서 그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안전 문제 때문에 일시 중단된 생존자 수색 작업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6시30분(한국시간 9일 오후 7시30분)쯤 재개됐다. 현재는 사고가 발생한지 만 24시간 이상이 지난 상태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세부 정황도 조금씩 전달되고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골든레이호는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약 12.6㎞ 거리의 수심 11m 해상에서 갑자기 기울어졌다. 이때는 8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간 8일 오후 2시30분)을 막 넘겼을 때였다.

미 해안경비대 찰스턴 지부의 존 리드 지부장은 골든레이호가 항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외해로 나아가려다가 전도됐다고 전했다. 좌현으로 전도되기 전에 우현으로 크게 기울었다는 것이다.

새벽 2시쯤 해안경비대에 조난 신고가 접수됐다. 곧바로 구조대가 출동해 구조 작업에 착수했다. 오전 3시쯤 현장에 도착한 해안경비대는 헬기부터 소방호스까지 각종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CNN 등이 전했다.


필립스 밴더웨이트 연안경비대 중위는 선원들이 선박 이곳저곳을 통해 탈출했다고 전했다. 이 중 일부는 헬기로 이송하고, 나머지는 소방호스 등을 이용해 아래에 대기 중인 구조선으로 옮겨 태웠다고 한다. 해안경비대는 MH-65 돌핀 헬리콥터가 골든레이호에서 선원들을 태워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영상을 공개했다.

선원 24명 중에서 20명을 구조했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구조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리드 지부장은 선박 오른편에서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종자 4명을 찾기 위해 선체 안쪽으로 더 들어가기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기울어진 선박을 안정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다시 구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조된 한국인 선원 중 한명이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원 중 한명은 발목이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전체 구조자는 필리핀인 13명, 한국인 6명, 미국인 도선사 1명이다.

) 미국 조지아주 해상에서 전도된 차량운반 '골든레이호'. 외교부는 8일 미국 해상에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인 '골든레이호'가 전도된 사고와 관련해 한국민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019.9.9 [미 해안경비대 트위터 캡처]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사고 당시 항구 밖으로 나가던 골든레이호와 수로 안쪽으로 들어오던 일본 선박이 근접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레고리 로버츠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브런즈윅 뉴스에 “그들은 서로 지나칠 준비가 돼 있었는데 일이 그렇게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배가 분명히 뒤집혔다”고 했다. 안쪽으로 들어오던 선박은 무사히 수로를 통과했다고 로버츠는 말했다. 이 선박은 에메랄드 에이스호로 확인됐다고 브런즈윅 뉴스는 전했다.

선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베슬 트래킹(Vessel Tracking)에는 일본 선사 MOL(미쓰이OSK)이 에메랄드 에이스 호를 운용하고 있다고 나온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