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배달음식 시켜 드시면 안 된다. 오토바이들 정말 휘청휘청할 정도로 바람이 강하다. 오늘은 라면 먹자.”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이 전국을 휩쓸던 지난 7일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태풍이 왔을 때는 배달 주문을 자제하자”는 취지였다. 이 글 이외에도 SNS에서는 악천후에 배달 주문을 하는 것을 두고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현장에서 유사한 주장이 나왔다. 배달대행업체 ‘베테랑’ 양평점의 정지용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폭우 시에는 배달업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주면 감사한 일이다. 아직까지는 폭우나 태풍같이 오토바이 운전이 힘든 악천후 상황에 주문하시는 고객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많았다. 주문 자제가 오히려 배달업 종사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서 ‘심심***’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요즘은 월급제가 아니라 배달대행이라 오히려 안 시켜 주면 돈을 못 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배달 종사자들을 배려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정부가 태풍 시에 배달 종사자의 영업을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 자체적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을 제작해서 여러 업체에게 홍보를 하고 있는 정도”라며 “시민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 산업 안전과는 2017년 계절적·환경적 요인에 따라 배달을 제한하라고 배달대행업체 측에 권고하는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