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장을 받은 9일에도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은 전쟁터였다. 조 장관 임명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은 포털에서 각각의 주장을 담은 검색어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종일 열을 올렸다. 조 장관의 적격 여부를 두고 여론이 둘로 갈라진 분위기는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기세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는 조 장관 임명 강행 소식이 전해진 오후 12시쯤부터 특정 검색어가 순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문재인지지’ ‘검찰단체사표환영’ ‘검찰사모펀드쇼’ 등 조 장관 지지층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검색어가 먼저 보였다. 이어 ‘문재인탄핵’ 등 임명 반대 세력이 힘을 모은 것으로 보이는 검색어가 순위 안에 진입했다. 네이버 검색어 트랜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 30대와 50대 이상에서는 ‘문재인 탄핵’의 순위가 높았다. 40대에서는 ‘문재인지지’ 등 검색어가 상위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검색어 전쟁’과 마찬가지로 각 지지층이 결집한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특정 검색어를 ‘밀어주기’하자고 노골적으로 독려한 결과로 보인다. ‘클리앙’ ‘오늘의 유머’ 등 여권 지지 성향 웹사이트에는 이 같은 문구를 포털에서 검색하자는 글이 쏟아졌다. ‘일간베스트(일베)’ 등 극우 성향 웹사이트 게시판에서도 실시간 검색어 순위 화면과 함께 ‘문재인 탄핵’을 검색하자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지지 세력별로 양분된 분위기는 추석 연휴 가족 모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A씨(25)는 “부모님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위선적’이라면서 화를 내곤 하셨다”면서 “임명에 그리 찬성하지 않았지만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불편해 연휴 중 집에서는 가급적 관련 얘기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 구도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여론 갈등도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검찰이 행동에 나섰으므로 수사가 일단락 되기 전까지는 여론상의 대립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 위원은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여론도 어느 정도 조정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 “단순히 불필요한 갈등으로만 볼 게 아니라 검찰 개혁, 중산층의 욕망,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 등을 직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