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때문에 창고 지붕 위에 쓰러진 나무를 치우다 떨어져 치료를 받던 50대 소방관이 끝내 숨졌다.
전북소방본부는 태풍 피해 현장에 출동해 작업하다 추락한 부안소방서 소속 권태원(52) 지방소방위가 9일 순직했다고 밝혔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권 소방위는 전날 오전 9시 58분쯤 부안군 행안면에 있는 한 주택 간이창고 지붕 위에서 쓰러진 나무를 치우던 중 시멘트 바닥으로 추락했다.
권 소방위는 당시 태풍 때문에 창고 지붕 위로 큰 나무가 쓰러져 위험하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를 제거하던 중 갑자기 노후된 슬레이트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3m 아래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권 소방위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하루 만인 이날 오후 숨을 거뒀다.
권 소방위는 충남 서천이 고향으로 1992년 9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27년간 화재진압과 구조·구급활동에 앞장서왔다.
동료들은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고 모든 업무에 솔선수범하던 권 소방위가 이날도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주도하다 변을 당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방청은 고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계급 특진과 훈장 추서를 추진하고 국가유공자 지정과 위험직무순직 인정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권 소방위의 빈소는 군산시 금강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11일 부안소방서장(葬)으로 치를 계획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대학생, 의무소방원으로 복무 중인 두 아들이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