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엔젤자본이 되다…경남도 47억 창투사 설립

입력 2019-09-09 16:48 수정 2019-09-09 17:00

광역단체와 지역기업이 자본금을 낸 ‘창업투자회사’가 전국 최초로 오는 10월 경남에 설립된다.

이 창업투자회사는 40억 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하고, 내년 200억 규모의 창업펀드도 조성하기로 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도 자금조달 문제로 제품 개발과 유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남지역 벤처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는 9일 도정회의실에서 김경수 지사와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등 출자자 10명과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칭 ‘㈜경남벤처투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국내·외 유망기업의 발굴 및 투자·유치사업,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한 투자조합의 결성 및 운영, 도내 기업에 대해 일정비율 이상을 투자 등 지역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사항이 담겼다.

오는 10월 본격 출범하는 경남벤처투자는 지역 경제계가 주도적으로 대주주인 전문투자자를 직접 공개 모집으로 선발해 설립되는 전국 최초의 창업투자회사다.

경남벤처투자는 총 47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다. 자본금은 경남도 산하기관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4억 원, NH농협은행·BNK경남은행이 각각 5억 원, 창원상공회의소·센트랄·범한산업·삼천산업 등 도내 기업이 각각 5000만 원, 정영화 대호테크인 대표가 개인명의로 3억 원, 대한제강이 28억 원을 출자한다.

경남벤처투자는 내년에 창업·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200억 원 규모의 ‘창업투자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창업한 벤처기업들은 서울 등 수도권에 창업투자회사가 90% 이상 집중돼 자금 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경남에 기반을 둔 경남벤처투자가 설립됨에 따라 향후 경남지역 창업경제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는 지난해 11월 지역 경제인들이 뜻을 모아 ‘경남 창업투자회사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꾸준히 추진해 이번에 결실을 봤다.

김경수 지사는 “대구와 경북이 달빛펀드를 만들었듯이 경남과 전남, 부·울·경이 함께 하는 펀드를 조성해 창업기업들에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수인재 양성 분야에 적극적으로 매진해 경남의 창업 생태계가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지역 기반 창투사는 지역 중소·벤처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지역경제계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하게 될 경남벤처투자가 소기의 성과를 낼수 있도록 지역상공계에서도 지속적인 참여와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