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최대 EV 초고속 충전 업체 ‘아이오니티’에 전략 투자

입력 2019-09-09 16:41
독일 뮌헨에서 6일(현지시간)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 부사장(앞줄 왼쪽)과 마이클 하제쉬 아이오니티 CEO(앞줄 왼쪽)를 비롯한 아이오니티 투자업체 임원 및 관계자들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유럽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전기차 판매 확대 발판을 마련하고 현대·기아차의 지향점인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해 유럽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 업체 ‘아이오니티’에 전략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아이오니티는 독일 BMW그룹과 다임러 AG, 폭스바겐그룹, 포드 모터 등 완성차 업체 4개가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2017년 공동 설립한 회사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에 투자한 업체들과 동일한 지분 20%을 확보하게 됐다.

독일 뮌헨 인근에 위치한 아이오니티 충전소에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충전 중인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확대시키면 충전 속도 향상을 통해 전기차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미래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이오니티는 기존 급속 충전기 대비 충전 속도가 최대 7배 빠른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다. 아이오니티가 설치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350㎾급 초고속 충전기로 유럽 전역 고속도로망에 140여개의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완료했다.

현대·기아차가 합류함으로써 5개 업체는 유럽 내 초고속 충전소 확대 및 전기차 고객 혜택 증대를 위해 협력하게 된다. 내년까지 유럽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내 총 400개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이 충전에 대한 우려 없이 유럽 전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현대·기아차가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고전압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200% 증가한 2만3000여대 전기차를 판매한 가운데 세계 전기차 시장 순위는 5위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을 제외하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뮌헨 인근에 위치한 아이오니티 충전소에서 기아차 니로 EV가 충전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아이오니티에 투자한 5개 업체 경영진 및 관계자들은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아이오니티 본사에서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기아차 상품본부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유럽의 핵심 완성차업체들과 함께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구축에 동참함으로써 우리의 확고한 전동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아이오니티와의 협업은 기존 주유 방식보다 원활하고 쉬운 초고속 충전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