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독 부각되는 타순이 4번 타자 자리다. 잘해서가 아니라 부진해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4번 타자는 물론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7)다. 이대호는 지금 아예 1군에 없다. 지난달 30일 2군으로 내려갔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389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2군행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론 그의 명성에 걸맞지는 않다. 454타수 129안타, 타율 0.284를 기록 중이다. 2005년 0.266을 기록한 이후 최저 타율이다. 15홈런 또한 2003년 4개 이후 최저 홈런이다.
86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6년 연속 100타점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대호는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롯데의 4번 타자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31)도 올 시즌 부진했다. 타율 0.285에 머물러 있다. 홈런도 15개에 머물러 있다. 특히 삼진은 무려 102개를 당한 4번 타자다. 부상으로 2군에 한 차례 다녀온 뒤 지난 8일 한 타석을 소화했지만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두산은 가을야구를 해야 하기에 김재환의 부활은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4)도 올 시즌 예전만 못하다. 홈런은 23개를 때려냈지만 타율은 0.267에 머물러 있다. 삼진은 105개를 당했다.
4~5번에 주로 배치됐던 한화 이글스 김태균(37)도 3할 타율이 무너졌다. 0.298이다. 올해 홈런은 5개에 불과하다.
이밖에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10경기서 타율 0.407를 기록하며 3할 타자에 복귀했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0.258의 타율을 기록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29)는 올 시즌 꾸준히 잘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10경기에서 39타수 7안타로 타율 0.179를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의 4번 타자는 언제나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다.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순위가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러기에 그들의 부담감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부담을 떨쳐내야만 하는 것 또한 그들 몫이다. 그래서 그들은 대한민국 4번 타자들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