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더운 지역은 대구가 꼽혔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전북 전주가 곧잘 다른 두 세 지역과 더불어 그 오명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와 전주 두 곳 모두 분지 지형이어서 고온 건조한 공기가 도시를 채우기 쉽지만 대구는 꾸준한 공원조성 등 녹화사업으로 많이 시원해 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주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도시의 대동맥으로 비유되는 백제대로 주변에 맑고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바람 숲 길 조성에 본격 나섰다.
전주시는 1000만그루 정원도시 프로젝트의 하나로 오는 2021년까지 백제대로 곳곳에 꽃과 나무로 가득한 녹지공간을 만드는 ‘도시 바람길 숲’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사업엔 국비 100억원 등 200억원이 투입된다. 조성되는 녹지공간 면적은 모두 20㏊에 이른다. 시는 이를 위해 이달 중 9억8000만원을 투입해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으로 시는 명주골네거리부터 꽃밭정이네거리까지 백제대로(도로 폭 50m, 양방향 인도 폭 20m) 구간 중 보행자 통행량이 적은 넓은 콘크리트 포장면을 걷어내고 가로변에 가로수와 띠녹지, 벽면녹화 등 다양한 녹지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계획 수립부터 LID(저영향개발)기법을 도입하고, 도심의 복사열을 줄이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유형별 녹지 공간을 조성해서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와 녹지공간과 구분되는 보도블록이나 시멘트 공간을 최소화 하고 인도와 녹지공간이 바로 맞닿게 조성하는 등 시는 시민들이 녹지를 가깝게 느끼게 할 계획이다.
시는 산림·공원과 도시 숲을 선형으로 연결하는 바람길 숲이 조성되면 도시 외곽 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신선한 깨끗한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공기순환을 촉진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전주를 둘러싼 모악산·고덕산·건지산·황방산 등 외곽 산림·근린공원과 만경강·전주천·삼천·소양천 등의 물길, 공원과 기존 시설녹지·완충녹지 등 소규모 녹지, 도심 가로수 등을 연계한 생태도시가 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백제대로 주변 관공서·상가·주민·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용역을 진행할 것”이라며 “바람길 숲 조성 등 녹색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민들이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이 줄어든 쾌적한 도시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