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군 신병교육에서 총검술 훈련이 사라지게 됐다. 총검술 교육이 1946년 도입된 후 73년 만에 사실상 폐지된 것이다. 다만 육군은 축소를 검토했던 신병교육 기간을 기존의 5주로 유지하고 20㎞ 철야 행군 훈련도 계속 실시키로 하는 등 신병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9일 “앞으로 육군 신병교육에서 총검술은 단일과목으로 교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전(戰)에서는 적과 총검으로 싸우는 백병전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해군은 2007년, 공군은 올해 1월부터 총검술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육군은 2011년부터 총검술 교육 실시 여부를 각 사단장 판단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왔다. 최근엔 신병교육 과정에서 조교 시범으로 총검술 19개 동작을 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런 교육도 이뤄지지 않게 된 것이다.
육군은 단일과목으로 총검술을 가르치지 않는 대신 각개전투 교육을 할 때 총검술 일부 동작을 숙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총검술 동작 중 ‘찔러’ ‘때려’ 같은 실제 전투에 필요한 동작을 각개전투 교육 과정에서 훈련시킬 계획이다.
육군은 또 기존 5주에서 4주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했던 신병교육 기간을 기존 5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해 병사들의 군 복무기간 단축에 맞춰 신병교육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올해 1월부터 해·공군은 신병교육 기간을 5주에서 4주로 줄였으며, 해병대는 6주에서 5주로 축소한 바 있다. 육군 관계자는 “야전부대 전투원에게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 수준을 분석한 결과 4주 교육 모델보다 기존의 5주 교육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5주 훈련 후반부에 훈련 성과를 높이기 위한 종합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종합훈련은 신병들이 야외훈련장에 3박 4일간 머무르며 훈련을 받는 방식이다. 훈련은 20㎞ 철야 행군, 개인화기 사격, 전투체력 단련 등으로 구성된다. 당초 폐지를 검토했던 20㎞ 철야 행군을 폐지하지 않고 실시키로 한 것이다. 육군은 종합훈련 마지막 날 20㎞ 철야 행군을 마치고 복귀하는 시점에 맞춰 군번을 새긴 인식표를 신병들에게 나눠주는 ‘육군 전사 인증식’을 열 계획이다.
육군은 개인화기 사격 교육을 기존 42시간에서 50시간으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한 번만 실시하던 ‘실거리 사격’을 두 번 실시하기로 했다. 60m 왕복달리기와 같은 ‘전장순환운동’을 통해 신병들의 체력 훈련도 강화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입대 전 운동량이 부족했던 대다수 장병들을 고려해 전장에서 필요한 기초전투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이번에 마련한 신병교육 체계를 8월 말부터 육군훈련소와 5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시범 적용하고 있으며, 내년에 전면 시행키로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