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부산항여객터미널과 대마도 한국상인들 피해 심각

입력 2019-09-09 13:43
휴일이면 수 천명이 북적이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휴일인 8일 오후 승객들이 없어 직원 몇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부산항국제여객선터미널과 대마도 내 한국상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이 두 달여 만에 20% 수준으로 급감,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을 오가는 이용객이 크게 줄면서 대마도를 오가는 배편 중 특정 지역은 아예 끊기는 등 한일 항로 운항 자체가 존폐 기로에 놓였다.

인기가 높았던 부산~대마도 배편은 하루 6척에서 2척만 남았다. 부산에서 대마도 이즈하라항으로 가는 4척의 배편은 지난달 19일 이후 모두 끊겼고, 대아고속해운은 부산~대마도 히타카쓰항 노선을 스타라인과 격일제로 2척을 번갈아 운항하고 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관계자는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일요일 운항 선박이 많을 때는 15척에 달했는데 최근 2척만 운항된다”며 “이용객도 6월에는 6000명이 넘었지만 최근 600~700명으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 식당가도 손님이 없어 휴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터미널 내 식당과 카페 등은 개점휴업 상태다. 식당가에는 세관 직원과 여객선사 직원 몇 명이 이용하는 정도다. 식당 관계자는 “6월까지 하루 500여명의 손님이 찾았는데 최근에는 20~30명밖에 안된다”며 한숨지었다.

또 터미널 순환버스 운영사는 일본 여행객 급감 여파로 휴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승객 수가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차량 유지비, 유류비, 기사 인건비 등으로 월 700만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해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와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터미널 입주업체들에게 임대료 납부 유예 등의 대책을 제안했지만 영업 중단 의사를 밝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업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자를 받아 대마도에서 영업을 하는 한국인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마도 간을 오가며 영업하는 여행가이드 A씨(40)는 “대마도에서 관광버스, 호텔, 민박, 낚시, 식당, 자전거대여 등을 하는 상인들의 90%가 한국인”이라며 “최근 두달 여 동안 이들 업체 대부분이 직원들을 해고하고 폐업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마도에서 식당 등을 운영하는 B씨(60)는 “최근 직원 30명을 퇴사 시키고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

대마도 관광객들이 줄면서 연간 35만여명을 상대로 영업하던 여행가이드 수 천명도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