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안서 33명 사망·1명 실종된 선박 화재, 선박 운영사 압수수색

입력 2019-09-09 11:15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이버 선박 화재 참사

3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미국 서부 해안 선박 화재의 원인을 수사 중인 미 당국이 선박 운영사를 압수수색했다. 사고가 난 선박에서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미 일간 LA타임스에 따르면 8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과 주류·담배·화기류 단속국(ATF),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버라에 있는 ‘컨셉션’호(號) 운영 선사인 트루스 아쿠아틱스 본사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2일 미국 서부 해안에서 다이버용 선박 컨셉션호에서 불이 나 3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조사 당국은 사고 선박이 야간 불침번을 두지 않고 기본적인 화재경보기를 갖춰놓지도 않는 등 선박 안전에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는 지적을 접했다. 이에 선박 운항 과정에 불법이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아울러 선원들이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제대로 받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미 당국은 컨셉션호와 유사한 크기의 선박 두 척도 수색했다.

트루스 아쿠아틱스는 화재 참사가 난 산타크루스섬을 비롯한 채널 아일랜드 일대에서 스쿠버 다이빙 투어를 운영하는 업체다. 산타바버라 경찰국은 현장에서 운영 선사 직원을 체포하지는 않았지만 선사에서 선박 운영자료와 관련 사진 등을 다수 확보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9일부터 인양업체를 동원해 컨셉션호를 수심 20m의 사고 해역에서 인양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일 오전 2시15분쯤 탑승객 33명과 선장·선원 6명 등 총 39명이 탄 컨셉션호에서 일어난 화재로 탑승객 33명과 선원 1명 등 34명이 사망하고 실종됐다. 탑승객 33명과 선원 1명은 갑판 아래 선실에서 잠을 자다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사고 선박의 선장을 포함한 선원 5명은 불이 난 선박의 갑판 위에 있다가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해 인근 해상을 지나던 그레이프 이스케이프호에 구조됐다.

해안경비대는 사고 해역에서 시신 33구를 수습해 DNA 감식 등을 통해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1명에 대해서는 추가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