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은 직원 5명의 스타트업에서 9년 만에 직원 140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 고유의 빠른 실행력을 잃었다. 티몬은 ‘쉬운 일만 찾지 않고 옳은 일로 성장하자’는 ‘위닝 컬쳐’를 기업문화 원칙으로 제시하며 건강한 스타트업 문화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를 ‘원칙의 재정비’라고 했다. 기업문화 혁신에 성공하려면 운영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현재 모습을 부정하며 직원에게 변화를 채근할 것이 아니라, 미래상을 명확히 하고 구성원이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는 행동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기업문화 인사이트 리포트’를 통해 기업문화 혁신에 필요한 6가지 키워드를 9일 발표했다. 핵심은 ‘다니기 좋은 회사’가 아니라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기업문화 변화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높지만 대개 복지확충이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 뚜렷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기업문화 개선에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일이 되게’ 하는 회사를 만든다는 목표에 집중해 총체적 변화를 도모한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문화 혁신에 필요한 6가지 키워드는 원칙 재정비 외에 ‘일관되고 지속적인 메시지’ ‘본질과 핵심에 집중’ ‘디지털 기술로 변화 촉진’ ‘기업문화팀을 조력자로’ ‘리더십으로 완성’ 등이 제시됐다.
기업문화 원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활동 역시 혁신의 필수요소로 꼽혔다. 거창한 선포식을 통해 기업문화 철학을 천명하기보다 일상 업무에 녹일 수 있는 다양한 방편을 찾아 ‘일관되고 지속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작성, 발표준비 등 본질과 먼 업무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도록 하고 ‘본질과 핵심에 집중’하는 것도 성공 요소로 꼽혔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직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으로 소개됐다.
선진기업일수록 기업문화 전담팀이 경영진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조직 성과창출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했다. 상의는 “기업문화팀은 본질적으로 ‘잔소리’를 담당하다보니 ‘가만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같은 조직원의 냉소를 겪는다”며 “이들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가 반복돼 기업문화는 제자리걸음에 그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마지막 비결로 꼽았다. 리더가 변화의 ‘열외’가 아닌 ‘열쇠’가 되어 솔선수범해야 변화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와 동참의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