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2)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타이틀 경쟁이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의 분전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평균자책점에서다.
린드블럼은 8월 들어 5경기에 등판해 4승을 챙겼다. 그러나 지난달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후 실점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6이닝 2실점, 같은 달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7이닝 3실점, 같은 달 한화전에선 8이닝 2실점, 그리고 지난달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선 7이닝 3실점했다.
린드블럼의 호투는 계속되고 있지만, 실점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평균자책점은 2.1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양현종은 8월 들어 5경기에서 35.1이닝 동안 단 2실점했다. 8월 평균자책점은 0.51이었다. 9월 들어서도 지난 3일 한화 전에서 5실점했지만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은 2.37까지 내려놓았다. 지난 4월 평균자책점이 8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서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은 0.25점 차이로 좁혀졌다. 린드블럼이 한두 경기서 부진하고, 양현종이 무실점 경기를 펼친다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시즌 막판까지 경쟁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나머지 부문에선 린드블럼의 승리로 귀착되고 있는 형국이다.
다승왕은 이미 굳어졌다. 홀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2위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가 16승을 올렸지만 남은 등판 기회를 고려할 때 역전은 거의 불가능하다.
승률왕도 린드블럼의 몫이다. 현재 20승 1패로 승률 0.952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 이영하의 0.765와는 2할 가까이 차이가 나서 역전 상황은 도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린드블럼-김광현 경쟁 구도가 형성됐던 탈삼진 부문도 린드블럼의 승리로 정리되어 가고 있다. 린드블럼은 166개, 김광현은 154개로 12개 차이다.
세이브 부문 또한 33개의 SK 하재훈이 유력하다. NC 다이노스 원종현이 29개로 추격 중이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LG 트윈스 고우석도 28개로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다.
홀드 부문은 키움 김상수가 35개로 많이 앞서 있다. 2위 SK 서진용과는 6개 차이다.
결국 린드블럼과 양현종이 맞붙게 되는 평균자책점 경쟁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