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삭제·상장 양식 제각각…최성해 총장 ‘교육학박사’ 논란

입력 2019-09-09 05:45 수정 2019-09-09 09:52
네이버 인물정보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 표창장이 ‘가짜’라고 주장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자신의 박사학위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아울러 ‘교육학박사’ 표기가 있는 표창장만이 자신이 발급한 ‘진짜’라는 최 총장의 주장과 달리 동양대에서 발급된 상장의 형태가 다양했던 것으로 드러나 총장 명의 표창장의 진위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최 총장의 박사학위 진위 논란은 지난 6일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워싱턴침례대학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는데 워싱턴 주에는 카톨릭계나 일반대, 감리교신학교는 있지만 침례교는 대학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청문회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 총장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 모두가 가짜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동안 동양대가 발행한 졸업증과 장학증서, 표창장 등엔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라고 표기돼 있었다. 최 총장은 공식문서뿐 아니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워싱턴침례신학대 교육학박사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최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인물검색 중 최 총장 학력란에 기재됐던 ‘교육학박사’가 ‘단국대학교 교육학 명예박사로’ 수정됐다. 이는 최 총장의 요청의 따른 수정인지, 아니면 포털 측의 직권 수정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총장 명의 표창장 진위 논란도 가중됐다. 그동안 최 총장은 ‘교육학박사’ 표기가 있는 표창장만이 자신이 발급한 ‘진짜’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연합뉴스가 7장의 동양대 학위증과 상장, 장학증서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동양대학교 총장 최성해’와 ‘동양대학교 총장 교육학박사 최성해’로 수여자 명이 혼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동양대의 상장, 학위증 등 문서가 다양한 양식을 보인다. 왼쪽부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상장은 교내 개별단체가 주는 상으로 상장 일련번호에 단체명이 적히고 하단에는 수여하는 단체장의 이름과 직인이 찍혀있다. 2019.9.8

뿐만 아니라 총장 직인 모양은 같지만 찍힌 위치는 달랐다. 총장 이름 끝 자인 ‘해’의 정중앙에 찍힌 것과 왼쪽으로 치우친 것이 있었다. 학위증과 장학증서를 제외하고 2013년 11월 교내 공모전 장려상, 2018년 12월 공로상, 2012년 5월과 2018년 11월에 수여된 교내 체육대회 우승상 등도 내용은 달랐지만 상의 명칭은 모두 ‘상장’이었다.

총학생회나 생활체육학과 등 교내 개별단체가 수여한 상의 일련번호는 ‘총학 제 0000년 00호’ ‘생체 제 0000년 00호’로 단체명이 함께 기재됐다. 아래엔 총장 이름과 직인이 아닌 상을 주는 개별단체 단체장 명과 직인이 들어갔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2019.09.06.

지난 6일 조 후보자 청문회장에서 포착된 조 후보자 딸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표창장 상단엔 개별 단체를 뜻하는 ‘어학교육원 제 0000년 00호’라는 일련번호가 있었고 최 총장의 이름과 직인이 찍혀 있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교내 개별단체가 주는 상은 일련번호 앞에 단체의 명이 적히고 일련번호가 들어간다”며 “총장에게 보고 없이 주는 상이라 총장의 직인이 찍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확한 기억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노출된 총장 표창장과 검찰 조사에서 본 표창장 복사본의 일련번호가 다른 것 같다”며 “(조 후보자 딸이 표창장을) 만들 때 세력이 있었던 것 같다. 정경심 교수와 친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동양대 측은 “총장이 직접 해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