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사만화의 상징인 ‘고바우 영감’을 그린 김성환 화백이 8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1932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남다른 그림 솜씨로 17세에 연합신문 전속 만화가로 데뷔했으며, 한국전쟁 후 한국 만화계를 이끌었다.
고인의 대표작인 네 컷 만화 ‘고바우 영감’은 신문 시사만화의 전형이 됐다. 1955년 동아일보에서 연재를 시작해 1980년까지 매일 이어갔고, 그 뒤로도 조선일보, 문화일보에서 2000년 9월까지 연재를 계속했다. 1955년부터 2000년까지 1만4139회 연재돼 단일 만화로는 우리나라 최장수 시사만화로 2001년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뭉툭한 코, 납작 머리에 머리카락 한 올의 고바우 영감은 인자한 외모와 달리 권력에 깐깐하고 날카로웠다. 김 화백은 1958년 1월 23일 ‘경무대(지금의 청와대)는 변소의 똥 푸는 사람마저 귀하신 어른 대접 받는다’는 내용의 작품을 게재한 이른바 ‘경무대 똥통사건’으로 시사만화가로는 처음으로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빈소는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이며, 발인은 10일 오전이다(031-708-4444).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