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청와대’ 품은 거제 저도, 47년 만에 뱃길 열려

입력 2019-09-08 17:19
‘대통령 별장’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 저도(豬島)로 가는 뱃길이 47년 만에 열린다.

저도 항로.거제시청

거제시는 저도행 유람선이 17일 오후 2시30분 첫 출항을 한다고 8일 알렸다. 시에 따르면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을 제외한 산책로와 전망대, 해수욕장, 모래해변 등이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 탐방객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하루 최대 탐방 인원은 600명이며, 오전 10시20분, 오후 2시20분 하루 두 차례 유람선이 운항된다.

출항지인 장목면 궁농항에서 저도까지 거리는 3.9㎞로 10여분이 소요된다. 왕복 요금은 인터넷예약 기준 성인 1명당 1만8000원(거제시민 1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저도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돼지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백꽃과 해송, 모래사장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역대 대통령이 자주 찾아 이른바 ‘바다의 청와대’로 불려왔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여름 휴가지로 유명세를 치른 곳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휴가 당시 저도를 찾은 모습

저도는 1920년부터 일본군의 통신시설과 탄약고가 설치돼 이후 군사기지로 이용돼왔다. 한국전쟁 중인 1950년에는 주한 연합군이 시설을 사용했다. 1954년부터는 해군의 관리 아래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계휴양지로 이용됐고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로 공식 지정하면서 일반인 출입과 어로행위가 전면 중단됐다.

김영삼정부 때 청해대가 사라지고 어민들의 어업권이 복권됐지만, 군사보호구역은 해제되지 않아 저도는 시민들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다 지난 7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저도를 직접 찾아 반환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저도를 방문한 모습

거제시는 한 달간 시범 개방한 뒤 저도 운항 횟수와 인원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필요에 따라 국방부와 해군 등과의 협의를 통해 유람선 운항선사도 추가 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