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가 미국종합격투기 UFC의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더스틴 포이리에(30·미국)를 꺾고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7일 코너 맥그리거(31·아일랜드)와의 1차 방어전에서 승리를 거뒀던 하빕은 라이트급에서 ‘극강’의 모습을 이어갔다.
하빕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디 아레나에서 열린 포이리에와의 UFC 242 메인이벤트에서 3라운드 2분 6초 만에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2008년 격투기 무대에 데뷔한 하빕은 이날 승리로 28승(무패)째를 거뒀다. UFC 라이트급에선 데뷔 후 12연승째다.
하빕은 1라운드부터 앞서나갔다. 태클을 시도한 뒤 포이리에의 안면에 파운딩을 퍼부었다. 포이리에의 턱이 들리는 순간을 노려 초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빕에 백 포지션을 내준 포이리에는 라운드 내내 하빕의 공세를 방어하기에도 바빴다.
2라운드에서 포이리에의 반격이 시작했다. 강력한 라이트훅과 킥을 연달아 적중시키며 하빕을 주춤하게 했다. 하지만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하빕은 포이리에의 체력이 소진될 타이밍을 노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1라운드에서처럼 유리한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시도했다. 지속된 타격에 포이리에는 안면에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결국 3라운드에서 승부가 갈렸다. 포이리에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던 하빕의 뒷목을 겨드랑이로 압박하는 길로틴 초크를 시도하며 그라운드에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하빕은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완전히 걸리지 않은 초크를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이후 공격 시도 과정에서 힘이 빠진 포이리에의 뒤쪽에서 턱과 목 부위를 조르는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성공시키며 탭(기권)을 받아냈다.
하빕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경기하는 것과 달리 디 아레나엔 가족과 친척들이 모두 방문해 압박감이 컸고, 세계 최고 중 한 명인 포이리에를 상대해 힘든 경기를 했다”면서도 “28승을 거두는 동안 모든 적들을 지배했다. 다음 주에 나를 최고의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에 올려 놓으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운드 포 파운드란 모든 선수가 같은 체중이라는 가정 하에 기량의 우열을 따지는 개념이다.
지난해 하빕에게 패한 맥그리거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스크바 재경기를 예약해 두라”고 언급하며 재대결을 희망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하빕을 조롱하다 경기에서 포이리에와 같은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패배한 뒤 하빕 측과 링 안팎에서 치고받는 난동을 벌인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