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무작위 검사 추진’ ML 사무국, 스캑스 죽음 계기로 확대

입력 2019-09-08 09:57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마약 성분이 함유된 강력한 마취·진통제 복용 여부를 무작위로 검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은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관련 논의를 시작했으며 오프시즌까지 논의를 진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 에인절스 투수 타일러 스캑스의 갑작스러운 사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캑스는 지난 7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 사우스레이크로 이동했다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부검 소견서에는 스캑스의 몸에서 알코올 성분과 강력한 진통제 성분인 펜타닐, 옥시코돈이 발견됐다. 스캑스가 잠을 자다가 ‘위 내용물의 치명적인 흡입’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캑스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토사물에 질식해 숨졌다는 게 공식 사인으로 공개됐다.

에인절스 구단 직원이 스캑스의 사망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스캑스가 왜 진통제 성분이 든 약물을 복용했는지, 누가 스캑스에게 그런 약물을 전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스캑스의 유족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를 현재 조사 중이다.

ESPN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는 합성 진통·마약 성분제인 오피오이드(opioid)를 금지 약물로 지정하고도 이와 관련한 약물 검사를 따로 진행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메이저리그보다 엄격한 약물 검사 기준을 적용한 마이너리그에선 오피오이드 복용 여부를 검사한다고 한다.

지난 5년간 7만8000회 이상 진행된 검사에서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12차례 나왔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마이너리거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에 생존하기 위해 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을 남용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약물 검사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