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 파국이다. 거봐라 안 변한다”
검찰 내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을 기소한 검찰을 비판했다.
서 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아라 파국이다. 이것이 검찰이다. 거봐라 안 변한다. 알아라 이젠 부디. 거두라 그 기대를. 바꾸라 정치검찰”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해시 태그와 함께 제바알 제에발, 사람들은 여전히 검찰을 너무 모른다는 글도 남겼다.
서 검사는 또 “나는 실체를 전혀 알지 못한다. 적격 여부도, 잘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유례없는 신속한 수사개시와 기소만으로도 그 뜻은 너무나 명확”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물은 500건이 넘는 공유와 수백 건의 댓글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 사이에선 찬반이 엇갈렸다. 논란이 일자 서 검사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소견을 재차 밝혔다.
“부끄러운 거친 라임(?)에 뒷부분을 보지 않고 ‘검찰이 수사하는데 뭐가 잘못이냐’는 분들 계신다”고 한 서 검사는 “나는 사건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후보자의 적격 여부도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건 극히 이례적 수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이 정치를 좌지우지 하려해선 안 된다는 것뿐”이라고 한 서 검사는 “정도 수사하는 검사들이 가득한 검찰, 재판에 집중하는 판사들이 가득한 법원, 조직 논리를 따라가지 않은 공직자들이 가득한 공기관들을 만들 때 비로소 지속적인 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서 검사는 이어 “‘항상적인 개혁체제’ 내가 원하는 건 이것이다”라며 “사람들은 여전히 검찰을 너무 모른다. 다음은 영장인가”라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도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의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내 성폭력 묵살사건은 1년3개월 넘도록 뭉개면서 어떤 고발장들에 대해서는 정의를 부르짖으며 특수부 화력을 집중했다”고 한 임 검사는 “역시 검찰공화국이다 싶어 익숙하긴 한데 너무 노골적이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임 검사는 이어 “이제라도 검찰개혁이 제대로 돼 ‘검찰의 검찰’ ‘국민의 검찰’로 분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6일 오후 11시쯤 사문서위조 혐의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불구속기소했다. 정 교수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 대학원 입시에 사용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1시간 앞두고 조 후보자의 청문회 당일 법원에 공소장을 냈다. 위조 의혹이 제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2012년 9월 7일 발급됐으며 사문서위조 혐의의 공소시효 7년을 앞둔 상황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