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 충남서 인명피해 속출…70대 할머니 숨져

입력 2019-09-07 18:10 수정 2019-09-07 18:11
제13호 태풍 '링링'이 충남 서해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7일 오후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 인지초등학교 인정분교 앞 도로 펜스에 강풍을 타고 날아온 주택 지붕 등이 걸려 있다.

서해상을 훑으며 북상한 제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충남에서 3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건물이 부서지거나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10시30분쯤 보령시 남포면에서 최모(75) 할머니가 강풍에 날아가 숨졌다.

최 할머니는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는 것을 막으려다가 함석지붕과 함께 30여m를 날아간 뒤 화단 벽에 부딪쳤다.

비슷한 시각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는 바람에 김모(67) 씨 부부가 다쳤다. 오전 7시 10분쯤 홍성군 금마면 한 도롯가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충남에서만 모두 90여 그루가 바람에 넘어졌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의 천안시청사 앞 3차선 도로에 강풍에 꺾인 약 20m 크기의 나무가 도로 위해 쓰러져 있다.

서천군 한산면에서는 오전 4시께 가로수가 쓰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15분 동안 전기 공급이 끊겨 3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보령시에서도 새벽 한때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전이 발생했다가 복구됐다.

아산시 읍내동에선 강풍에 아파트 어린이집 지붕이 날아갔고, 전봇대가 넘어져 주변 전기공급이 끊겼다.

태풍에 가장 근접했던 태안에서는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군락지 나무가 여러 그루 쓰러졌고, 주택 지붕이 날아가거나 건물 옥상에 설치한 통신용 안테나가 파손됐다.

충남도 재해대책본부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흔들려 안전조치한 사례가 249건(오후 2시 기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7일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몰고온 강풍에 전남 순천시 낙안면 배 농가의 과수원에서 다자란 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서해상을 거쳐 북상한 링링은 충청권에 기록적인 강풍 기록을 남겼다. 태안 북격렬비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49.3m를 기록했고 태안 가암대 43.4m, 홍성 죽도 39.3m의 강풍이 불었다.

태풍은 대전과 세종에서도 위력을 떨쳤다. 대전 동구 소제동에서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차량 2대를 덮쳤고, 서구 한 공사장에선 안전펜스가 떨어져 나갔다. 대전보건대 기숙사 외벽 드라이 피트 일부도 뜯겨 나갔다.

대전에서는 가로수 쓰러짐 22건, 비닐하우스 파손 2건 등 모두 38건(오후 1시 기준)의 피해가 접수됐다.

세종에서는 소정리역 철길 인근 고물상 지붕 패널이 철로 위로 떨어졌고, 어진동 공사 현장 임시 가설물이 휘어지는 등 3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세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지만 충남 서해안에는 자정까지 초속 35m의 강풍이 불 것으로 보여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성=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