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제주 곳곳 피해

입력 2019-09-07 09:39 수정 2019-09-07 09:40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륙 향해 빠르게 북상 중인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 인근 감귤밭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힘없이 주저앉아 있다. 뉴시스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 곳곳에서 시설물 파손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7일 오전 6시쯤 태풍 링링이 제주 북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45㎞로 북진해 제주가 점차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태풍 링링으로 6일부터 이날 오전 6시 20분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360.6㎜의 많은 비가 내렸고 한라산 사제동산 356㎜, 어리목은 30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제주시 86.5㎜, 서귀포 60㎜, 성산 46.2㎜, 고산 40.4㎜의 비가 내렸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륙 향해 빠르게 북상 중인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인근 도로에 신호등이 강풍에 꺾여 있다. 뉴시스

태풍이 제주에 근접한 이날 새벽 3시쯤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최대 순간풍속 초속 39.3m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또 비슷한 시각 다른 지역 최대 순간풍속(초속)은 고산 37.3m, 차귀도 36.5m, 새별오름 33.2m, 성판악 31.8m, 마라도 30.9m, 외도 29.8m, 제주공항 29.1m 등을 기록했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륙을 향해 빠르게 북상 중인 7일 오전 제주시 오등동 인근 도로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를 출동한 소방대원이 이동조치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한 비바람으로 제주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유시설 21건, 공공시설 33건의 파손피해가 접수됐다. 또 119 소방당국은 바람에 날린 간판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 조치하는 등 56건의 안전조치를 했다.

서귀포시 서호동에서 한 개 동당 3967㎡ 면적의 한라봉 시설 하우스 2개 동이 강풍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시설 하우스가 주저앉으면서 바로 옆 주택을 덮쳐 거주자가 임시 대피했다.

또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공사장 펜스가 넘어지면서 주변 차량이 파손되고 담장까지 덮치는 일이 발생, 119 구조대 등이 안전조치를 했다. 제주시 한경면의 등대에서 관광객 1명이 고립됐다가 해경에 무사히 구조되기도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륙 향해 빠르게 북상 중인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인근 밭에 빗물이 가득 고여 호수를 이루고 있다.뉴시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서 5명, 서귀동에서 1명 등 6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밤사이 강풍에 전기 공급 선로가 끊기고 변압기가 고장 나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잇따랐다.

7일 오전 7시 기준 제주에서 1만5708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전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380가구, 법환동 435가구, 서호동 414가구, 영락리 951가구, 제주시 애월읍 1천165가구 등 도내 곳곳에서 발생했다.

항공편·여객선 운항은 7일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7시30분 현재 결항이 예정된 항공편은 총 207편(출발 108, 도착 99)이다. 항공사들은 이날 낮부터 순차적으로 항공편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는 제주 출발 기준 정오를 전후로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륙을 향해 빠르게 북상 중인 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에서 바라본 하늘에 일곱빛깔 무지개가 활짝 피어올라 아름다운 광경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바닷길도 막힌 상태다. 6일 오후부터 이날까지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한라산 입산은 전날부터 통제했으며, 제주올레는 올레길 탐방 자제를 요청했다.

해수욕장 11곳도 모두 폐쇄했으며 관광객·낚시객·야영객 등에 안전조치를 취하고 침수지역 차량 이동과 출입통제 조치를 했다.

기상청은 제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더라도 이날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해상에서 물결이 높게 일겠다고 예보했다. 또 해안에서 너울에 의해 물결이 높게 일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