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알고주알… 이봐요… 선배로서… 여상규 발언 논란

입력 2019-09-06 19:27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터넷에서는 부적절하고 편파적이어서 불편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여상규 국회 법사위원장이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여 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해명을 가로막고 “뭘 미주알고주알 하느냐”고 지적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딸의 병리학회 논문 취소와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내용을 설명해달라고 주문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병리학회 취소는 교수님의 문제고 제 딸아이와 아무 관계가 없다. 딸은 IRB(연구윤리심의) 위반을 알지 못한다”면서 “총장님과는 제 처에 대한 압수수색하는 날 (제 처가) 너무 놀라서 총장님께 전화했다”고 대답했다.

이 때 여 위원장이 조 후보자의 말을 가로막고는 “짧게 정리하세요”라고 말했다. 박 의원과 표창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인데 왜 말을 자르냐”며 항의했다.

조 후보자는 다시 “(상 시상을) 위임해 주신 것 아닙니까 물었고 최 총장님은 안 했다고 답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처가 너무 흥분한 상태라 진정하라고 하면서 총장님께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제 처가 이러니 조사를 잘 해 주시라’ 이렇게 말했다”고 답했다.

여 위원장은 다시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취지는 이미 나왔다”면서 “뭘 그렇게 미주알고주알 하느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하라고 충고한 대목도 논란이다.

여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추가 질의가 한 차례 끝나자 스스로 발언 기회를 얻어 질의에 나섰다.

그는 “온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구속까지 될 수 있다.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장관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면서 “자진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가 “후보 사퇴는 제가 거론하기 어렵다”면서 “지명된 사람으로서 모든 행보는 무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여 위원장은 그러자 “후보자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누가 결정하냐”면서 “임명권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데 학교 선배로서 지금이라도 사퇴하라고 충고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 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여 위원장은 청문회 도중 이철희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의 질의시간에 조 후보자가 앞선 질문에 대답을 했고 이 과정에서 이 의원과 여 위원장간 언성이 높아졌다. 여 위원장은 질의하라고 했는데 이 의원이 질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이 의원은 여 위원장이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이 의원은 “청문회는 듣는 자리”라고 큰소리를 내자 여 위원장은 “내가 국민학생입니까”라고 맞받았고 급기야 “이봐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여 위원장이 청문회 진행자로서 편파적인데다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편파적 진행 불편하다”거나 “후보자가 대답을 하면 국민들도 다 듣게 해줘야지 중간에서 말을 자르다니, 그게 청문회인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