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라더니… 사사키 한일전 1이닝 던지고 교체

입력 2019-09-06 18:49 수정 2019-09-06 22:58
6일 오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18 야구월드컵) 슈퍼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회말 일본 선발 투수 사사키 로키가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

일본이 자랑하는 ‘괴물’ 사사키 로우키와 한국 타자들의 만남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일본은 6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리는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2차전 한국과의 경기에 사사키를 내보냈다. 사사키는 단 1이닝만을 던지고 니시 준야와 교체됐다.

사사키가 이번 대회에 나서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사사키는 연습경기에서 163㎞를 던져 주목을 끌었지만 대회를 앞두고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며 대회 등판 여부가 불투명해진 바 있다. 그러나 중요한 한국전에 선발등판 시키며 컨디션 회복이 예측됐다.

사사키는 첫 수비를 앞두고 진행된 연습 투구 때부터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과 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빠른 직구가 포수의 글러브에 박히자 관중석이 술렁였다. 이런 투구를 보며 한국 선수단은 서로를 격려하며 결의를 다졌다.

한국은 1번부터 이주형(우), 김지찬(2), 박주홍(좌), 장재영(1), 남지민(지), 신준우(3), 박민(유), 강현우(포), 박시원(중)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1회초는 소형준이 일본 타선을 잘 막아냈다. 1회말 타석에 선 이주형은 사사키와의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땅볼로 아웃됐다.

사사키 로우키=연합뉴스

그런데 2번 김지찬을 시작으로 사사키의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볼 세 개가 연속으로 들어와 3볼 노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가 만들어지자 한국 덕아웃에선 “(스트라이크) 두 개 더 봐도 되겠다!”는 응원이 흘러나왔다. 김지찬은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에 성공했다.

3번타자로 나선 박주홍을 상대로도 사사키의 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사사키는 박주홍에게도 세 개의 볼을 연속으로 던진 뒤에야 겨우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이후 들어온 공에 박주홍이 힘차게 스윙을 돌렸다. 비록 펜스 앞에서 잡혔지만 나쁘지 않은 타구였다. 이후 사사키는 김지찬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장재영에게 149㎞의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1회 사사키가 던진 공 19개 중 볼은 무려 12개에 달했다.

2회초 소형준이 첫 타자에게 불운한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이내 병살타를 잡아낸 뒤 변화구로 일본 타자에게 삼진을 빼앗으며 이닝이 종료됐다. 그런데 일본 감독이 심판에게 다가가 뭔가를 전했다. 이런 경우 선수 교체가 있을 확률이 만큼 현장에 있던 일본 기자는 “어라, 투수 바꾸는 거야?”라며 의아해했다. 실제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사사키가 아닌 이날 5번 우익수로 출장한 니시였다. 결국 ‘괴물’의 201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데뷔 선발경기는 단 1이닝으로 종료됐다. 이날 최고 구속은 약 153㎞였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10회 연장승부끝에 5대 4로 승리했다.

기장=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