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남과 얼음공주 대결” 조국 사태 열 올리는 일본

입력 2019-09-06 19:20 수정 2019-09-06 19:4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정국을 조 후보자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결 구도처럼 소개한 일본 TBS방송 와이드쇼 'N스타' 9월4일 방송 캡처. 뉴스1 제공

최근 일본 언론에서는 한국을 희화화하거나 양국의 갈등을 부추기는 보도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일 갈등 상황 속에서 보수·우익층을 겨냥해 반한 방송으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6일 미디어 모니터링 업체인 니혼 모니터를 인용해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표된 7월 이후 TV 와이드쇼에서 한국을 다루는 시간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니혼 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관련 방송 분량은 7월 첫째 주 2시간 53분이었던 것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발표된 8월 넷째 주에는 6시간 40분, 8월 다섯째 주에는 13시간 57분까지 늘어났다. 두 달 새 약 5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8월 다섯째 주 들어 일본 언론사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주로 내보냈다. 이에 대해 한 일본 방송사 프로듀서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부정 의혹 관련 보도는 한류 드라마처럼 등장인물이 캐릭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정국을 조 후보자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결 구도처럼 소개한 일본 TBS방송 와이드쇼 'N스타' 9월4일 방송 캡처. 뉴스1 제공

실제로 지난 3일 열린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와 관련해서 일본 언론에서는 조 후보자를 ‘양파 남자’, 그의 대학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얼음공주’로 묘사하며 양자 대립 구도로 둘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일본 방송사 프로듀서는 “이런 프로그램 시청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그저 재미로 보고 나머지는 원래 한국에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들과 한국을 싫어하는 혐한(嫌韓)층”이라며 “민방 와이드쇼가 노리는 건 이 중에서 일정 규모가 되는 혐한층”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 서울특파원 출신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도 3일 TV아사히에 출연해 “등장인물이 개성적인 한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거나 일본과 갈등 중인 한국이 혼란에 빠진 상황을 즐기는 것인지(모르겠다)”라며 자민당 중의원 의원인 우에노 히로시 정무관의 외국인 노동자 체류자격 신청과 관련한 금전 요구 의혹에 대해서는 조용한 일본 언론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