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영어영재센터 설립자 “조국 딸 봉사? 황당한 이야기”

입력 2019-09-06 08:18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6일 오전 국회 민원실로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김주식(70) 전 동양대 교수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5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센터 설립자인 김 교수는 조씨에게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발급된 2012년 9월 이곳 센터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교수는 “우리 센터는 초등학생이 대부분이었다”며 “영재교육 연수를 받은 원어민 교수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조는 조교나 강사가 직접 맡았기 때문에 외부 봉사자는 필요 없는 시스템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조 후보자가 지난 4일 “저희 아이가 동양대에 가서 중·고등학생을 영어로 가르쳤다. 직접 활동했고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김 전 교수는 이어 “센터는 내가 사비를 들여 직접 세운 조그마한 기관”이라며 “토요일에도 출근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며 운영한 기관인데 누가 와서 봉사를 해줬다니 황당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표창장 발급에 센터가 관여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평생 아이들을 가르쳤고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연구소는 경상북도 지원까지 받은 기관인데 하지 않은 봉사에 대해 상을 발급해줬다는 건 모욕적인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또 “정 교수와 직접 대화한 것은 2015년 내 정년퇴임식 때였다”면서 “그런 정도인데 정 교수의 딸을 센터에서 일하게 하고 상을 주겠느냐”고 했다. 표창장이 센터 직원을 통해 발급됐다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내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나도 모르게 그럴 수 없다”며 “나 말고 다른 교수가 있는 것도 아닐 정도로 작은 센터였다. 나도 모르게 상을 내준 사람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표창장을 준 기록이 왜 없는지 확인했는데, 영어영재교육센터 직원이 대학 본부에 가서 표창장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총장 명의로 발급된 표창장이 많아 소소한 것은 대장에 기록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에 “청와대는 센터 관계자가 상을 발급해줬다는데, 책임자였던 나에게는 물어본 사실이 없다”고 했다.

조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면서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봉사상)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나는 그런 표창장을 결재한 적 없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최 총장은 5일 새벽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직인을 관리하는 사람이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그럼 만들어서 일련번호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일련번호가 다르면 직인이 찍힐 수 없는데 (조씨가 받았다는 표창장에는) 찍혀있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