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상기류 의식했나…연합사령관 서울안보대화 첫 참석

입력 2019-09-05 17:10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 개회식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5일 서울에서 열린 ‘서울안보대화(SDD)’에 참석했다. 한국 국방부가 2012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인 서울안보대화에 연합사령관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은 과거에 국방부 차관보나 주한미군 부사령관 등을 서울안보대화에 참석시켰다. 지난해에는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다. 미국 측은 지난주까지 참석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몰디브에서 열리는 ‘인도양 콘퍼런스’ 일정으로 참석이 불가능했다. 서울안보대화 개막이 임박했는데도 미국 측 참가 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것을 놓고 한·미관계 균열 우려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최근 참석키로 결정하면서 미국 측 대표가 처음으로 서울안보대화에 불참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미국 측에서도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어 주한미군 기지 조기반환 추진을 발표한 한국 정부와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서울안보대화 개막식에는 버트 랩슨 주한 미 부대사가 해리스 대사를 대신해 참석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4일 인도양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자 지역 전체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초석 역할을 해왔다”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과 인사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연합사령관이 처음 참석한 것은 적어도 한·미 군사 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어떤 질문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개회사에서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는 이웃 국가와 안보 갈등을 조장해 자국 이익을 추구하려는 우려스러운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이 우려스러운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안보 문제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일본을 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6일까지 열리는 서울안보대화에는 5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에서 국방 당국자와 전문가가 참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