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전쟁’ 망언 일본 의원 이번엔 “위안부는 날조”

입력 2019-09-05 08:38
‘독도 전쟁’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일본 국회의원이 이번엔 ‘위안부는 날조’라는 망언을 내뱉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권을 향해 “날 몰아세우기 전에 한국 비난 결의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마루야마 호다카. 주간 플래시 캡처

‘NHK에서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穗高·35) 중의원 의원은 3일 트위터에 자신을 비판한 아사히 신문의 칼럼을 올리고 “위안부 날조하는 아사히 신문에서 언론의 이름값을 못하고 무책임한 말을 떠넘기고 있다”고 공격했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중의원에서 만장일치로 규탄 결의안을 받았던 인물이 전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자는 발언을 반복한다”면서 “이런 의원이 더 이상 존재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일본 헌법도 유엔헌장도 무력에 의한 국제 분쟁의 해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중요한 원칙조차 고려하지 않는 발언을 거듭하는 국회의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루야마 의원의 독도 전쟁 발언은) 국교 정상화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한일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양국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대립 감정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관계 악화 방지를 위해 지혜를 짜내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루야마 호다카 트위터 캡처

마루야마 의원은 신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아사히야말로 위안부 관련해 얼마나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나. 아사히는 폐간하라”면서 “실질적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매각한 돈으로 영원히 사죄하라”고 우겼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들도 싸잡아 몰아붙였다. “국회는 레이더 사태나 다케시마(일본이 우기는 독도 명칭)에 한국 의원이 상륙하는 상황이 되어도 비난 결의조차 나오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역대 정치인들은 다케시마에 대해 무엇을 해왔느냐”고 반박했다.

마루야마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의원들의 독도 방문을 비판하면서 “다케시마는 정말 협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냐. 한반도 유사시에 우리(일본) 고유의 영토에 자위대가 출동해 불법점거자를 쫓아내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썼다.

마루야마 호다카. 프레지던트 캡처

그는 지난 5월 러시아와의 영토 갈등 지역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쟁을 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 소속이었는데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탈당했다. 이후 신생정당 NHK에서 국민을 지키는 당에 입당했다. 일본 중의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만장일치로 규탄결의안을 가결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