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 “조국 부인, ‘표창장 위임했다’ 말해달라고 부탁”

입력 2019-09-05 08:17 수정 2019-09-05 10:25
검찰 조사받고 나오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TV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에 대한 ‘허위 표창장’ 의혹이 불거진 뒤 “조 후보자 부인의 전화를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고 말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총장은 4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5일 오전 1시30분쯤 귀가했다. 이날 조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그는 조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관련 “내가 준 게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표창장은) 직인을 찍어야 하지 않느냐. 내가 모르게 발부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억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 교수가 온 지 얼마 안 돼서 내가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상을 (줬다면) 기억을 못 할 리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교수는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직인을 가진 사람이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그럼 만들어서 일련번호를 기재하고 맞는지 확인한다”며 “일련번호가 다르면 직인이 찍힐 수 없다. 그런데 (조씨 표창장에는) 직인이 찍혀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거짓말도 못 한다. 왜냐하면 (표창장) 일련번호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같은 논란이 불거진 후 정 교수와 몇 차례 통화했다고 한다. 정 교수가 자신에게 전화해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고 얘기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게 최 총장의 주장이다. 최 총장은 “확실히 그런 부탁을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라고 단호히 답했다.

조씨는 2012년 9월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표창장을 받았다. 당시 이 교육원 원장은 조씨의 어머니인 정 교수였다. 조씨는 이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며 이를 ‘총장 표창장’으로 기재했다.

조 후보자는 “딸이 학교에 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다”며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동양대 측은 이와 관련 “현재 문서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며 “최 총장이 언론에 봉사상을 준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은 기억에 없다는 뜻이다. 정황을 다 확인해 ‘총장상을 준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은 아니다”고 별도의 입장문을 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