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9년 전 ‘곤파스’보다 강력 “강풍에 서 있기 힘들 정도”

입력 2019-09-05 07:24
태풍 '링링' 예상 경로. 연합뉴스

주말 수도권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은 많은 비뿐만 아니라 엄청난 강풍까지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9년 전 서울을 휩쓴 태풍 ‘곤파스’보다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4일 링링이 이날 오후 1시 대만 동쪽 해상에서 느린 속도로 북상했지만, 곧 이동 속도가 빨라져 7일 새벽 제주도 서쪽 해상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링링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점점 몸집을 키워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시속 104㎞(초속 29m), 강풍 반경은 270㎞에 달한다.

링링은 7일 오후 충남 서산 서남서쪽 약 60㎞ 해상을 통과해 같은 날 밤 경기 북부나 황해도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후 북한을 관통한 뒤 8일 새벽 원산만을 통해 동해로 진출,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나라에 막심한 피해를 입혔던 곤파스(2010년 9월)나 쁘라삐룬(2000년 8월)과 유사한 경로다.

특히 이번 링링이 몰고 올 강풍은 곤파스 때보다도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바람에 의한 피해가 가장 우려된다”면서 “링링은 곤파스보다 서해안에 더 가깝게 붙어서 북상할 것으로 보여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링링이 우리나라에 가까이 오면 사람이 바깥에 서 있기도 힘들 것”이라며 “서쪽 지방과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 심각한 물적·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람을 맞는 면적에 비례해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약한 시설물은 사전 조치가 필수”라고 당부했다.

특히 수확기 농작물,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시의 경우 옥외 간판 등이 떨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비 피해도 유의해야 한다. ‘가을장마’ 때문에 5일 현재까지 많은 비가 내린 상태에서 태풍까지 오면 제주도 산지에 최대 300㎜ 이상,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수해가 우려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