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미국의 도움만 받고 대가를 치르지 않는 나라들로 몰아세웠다. ‘무임승차론’을 넘어 고마움을 모르는 동맹국들로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국들로부터 얻은 이익들은 경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다가 한국과 일본을 끄집어냈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강한 동맹국들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동맹에 아주 큰 호의를 베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 필리핀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적인 톤으로 돌아섰다. 그는 동맹국들이 미국을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으며 절대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자국의 국민들에게 (미국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지도자를 절대 가진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들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비용적 관점만 앞세워 미국이 동맹국들의 안보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는 것은 많은데, 받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을 통해 중국 견제 등 안보상 이익을 얻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달 중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뒤 불쑥 북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이란에 대한 질문에 답하다가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면서 “나는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발전이라는 당근책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인 셈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