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검찰광기’와 ‘생기부불법유출’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실검)를 장악했다. 이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취지로 올린 실검으로 보인다.
5일 오전 4시부터 현재까지 다음 실시간 검색어엔 ‘언론검찰광기’가 1위에 올라 있다. ‘생기부불법유출’은 3위에 랭크됐다. ‘언론검찰광기’는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비난을 쏟아내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56‧사법연수원 17기)는 4일 오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임 검사는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임 검사는 “지금 대학가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서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마당에 우리가 손을 놓고 있으면 조 후보자가 ‘검찰은 자신의 임명을 반대하지 않는구나’하고 오해할까 두려워 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검찰 구성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와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박태희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이 직을 내려놓았던 이유를 설명한 뒤 “조 후보자보다 더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또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국민은 누구도 그 결론을 믿지 않아 분쟁이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혹시라도 혐의가 인정되는 안타까운 결론이 내려진다면 검찰에 구속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상 초유의 비극적 사태가 발생할까 두렵다”고 했다.
6개월간 해외 정책연수를 했다는 임 검사는 “이프로스에 들어와 보고 놀랐다. 이렇게 아무 언급이 없을 줄 몰랐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노무현 시즌 2 시작”이라며 언론과 검찰을 향한 비난 여론을 쏟아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쏟아내고 있는 언론과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을 비판하기 위해 ‘언론검찰광기’를 포털 실검에 띄우자고 한 이들은 “조국 후보자를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일부터 상위권에 랭크된 ‘생기부불법유출’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 후보자의 딸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공개한 것을 비판하기 위해 나온 실검이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 후보자 딸의 영어 성적을 분석했다”며 특혜 인턴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진실성을 확실하게 담보한 제보로, 형식적으로는 불법일 수 있지만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생활기록부엔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만큼 본인 동의 없이는 원칙적으로 제3자에 제공할 수 없어 불법이다.
조 후보자의 딸은 생활기록부 유출에 대한 고소장을 수사기관에 접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도 “본인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생활기록부 유출 경위 파악에 착수한 상황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