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 표창’ 관련 조국 아내 압력 의혹에 “전화 받은 사실 없다”

입력 2019-09-04 17:38
경북 동양대 학생본부. 이곳에서 만난 동양대 대학본부 관계자들은 "정 교수가 보도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 정경심(57) 교수가 재직 중인 동양대는 정 교수가 딸(28)이 받은 ‘총장 표창장’과 관련, 학교 측에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자료를 내달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양대 총무복지팀 관계자는 4일 국민일보와 만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언론 대응의 경우 반드시 총무복지팀을 거치게 돼 있는데 팀 내 누구도 정 교수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교수가 학교 윗선에 전화를 한 사실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며 “‘정 교수로부터 이런 연락이 왔으니 어떤 조치를 취하라’는 식의 지시는 일절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은 교육계 관계자를 인용해 정 교수가 동양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총장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조 후보자 딸은 2014년 부산대 의전원 지원 시 자기소개서 수상 경력에 동양대 총장이 준 봉사상을 기재했고, 학교 측은 해당 표창장이 발급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 관계자는 또 정 교수가 한때 센터장으로 있던 교내 영어인재센터에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대리 결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정 교수가 센터장으로 근무했을 때 있었던 교직원들과 연락이 잘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검찰은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의 표창장 지급 논란이 불거진 경북 영주 동양대를 압수수색했다. 황윤태 기자

정 교수는 대학 본부에 휴강계를 제출한 상태다. 본부 관계자는 “정 교수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휴강 신청을 냈고 정상적으로 결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연구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 2일 개강한 동양대 캠퍼스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재학생 김모(23)씨는 “어머니가 교수로 있는 학교에서 총장도 모르는 총장 표창장이 교수 자제에게 수여됐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정모(70)씨는 “후보자 아내가 일하는 학교에까지 들이닥쳐 헤집고 다니는 게 옳은 일이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동양대는 이날 총장 명의 담화문을 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동양대과 관련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본교 구성원들은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영주=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