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 아마존 열대우림 8월 산불로 축구장 420만개 넓이 소실

입력 2019-09-04 17:08
2019년 8월 불에 탄 아마존 열대우림 지대. 연합뉴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8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산불로 축구 경기장 420만개에 해당하는 넓이의 열대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농사와 목축을 위해 땅을 확보하려는 농민들과 목장주들, 벌목꾼들 등의 탐욕 때문이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8월 중에만 2만9944㎢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의 6048㎢와 비교하면 5배에 가까우며, 지난 2010년 8월(4만3187㎢)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다.

8월을 기준으로 불에 탄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은 2014∼2017년에 1만5000∼1만700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절반 이하로 줄었으나 올해 급격하게 늘었다. INPE가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8월에 발생한 산불은 3만901건이었다. 지난해 8월의 1만421건과 비교하면 거의 3배에 달하고, 2010년 8월의 4만5018건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INPE의 관측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1998년 이래 8월 평균치인 2만5000건과 비교해도 20% 이상 많고, 8월을 기준으로 산불 건수가 2만5000건을 넘은 것은 2011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한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아마존 열대우림에 관해 설명하고 관련 행사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문제가 유엔총회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지역은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로 불리며, 브라질 국토의 59%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27개 주 가운데 9개 주가 열대우림을 끼고 있다.

아마존 산불은 ‘인재’로 추정된다. 산불은 농사와 목축을 위한 땅을 확보하려는 농민들과 목장주들, 벌목꾼들 등이 불법적으로 불을 지르면서 발생했다. 브라질 연방검찰은 브라질 북부 파라주 농민 일부가 8월10일을 ‘불의 날’로 삼아 숲에 불을 질렀다는 현지 언론 보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숲이 건조해진 탓에 불길이 더욱 거세진 것으로 추정된다.

농민과 목장주는 농지와 목초지 확보해 쇠고기와 콩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산불을 내고 있다. 그 배경에는 국제적 수요가 있다. 브라질은 전 세계 쇠고기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세계최대 쇠고기 수출국이다. 지난해 수출량은 164만톤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브라질 쇠고기 산업은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쇠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